file 0000000023048206b79576bfbf9624cb

성공한 사람의 말, 우리는 왜 더 쉽게 믿게 될까

file 0000000023048206b79576bfbf9624cb

서점에 가면 성공한 사람들의 이야기가 눈에 잘 띕니다.

어떻게 사업을 키웠는지, 어떻게 투자했는지, 어떤 습관으로 지금의 자리에 올랐는지 알려주는 책들입니다. 유튜브에서도 비슷합니다. 이미 성공한 사람의 말에는 사람들이 모입니다. 같은 말을 해도 평범한 사람이 하면 지나치지만, 큰 성과를 낸 사람이 말하면 메모하게 됩니다.

이상한 일은 아닙니다.

실제로 무언가를 이루어 본 사람에게는 배울 것이 있습니다. 경험에는 분명 무게가 있습니다. 문제는 우리가 어느 순간부터 그 사람이 성공했다는 이유만으로 그의 말까지 더 진실하다고 여기기 시작한다는 것입니다.

우리는 말보다 결과를 먼저 보고 있는지도 모른다

22158

어떤 사람이 “이렇게 살아야 합니다”라고 말한다고 생각해 봅니다.

그 사람이 유명한 기업가라면 우리는 귀를 기울입니다. 하지만 같은 이야기를 작은 가게를 운영하는 사람이 한다면 반응은 달라질 수 있습니다.

말의 내용은 같은데 듣는 우리의 태도가 달라집니다.

우리는 자신도 모르게 그 사람의 말보다 먼저 결과를 보기 때문입니다.

얼마를 벌었는지. 얼마나 유명한지. 어떤 자리에 올랐는지. 얼마나 많은 사람이 그를 인정하는지.

그리고 그 결과가 좋으면 그의 선택과 생각에도 더 높은 점수를 줍니다.

성공이 사람의 말에 신뢰를 더해 주는 것입니다.

하지만 여기에는 우리가 놓치기 쉬운 것이 하나 있습니다.

성공은 그 사람이 걸어온 한 가지 결과를 보여줄 수는 있지만, 그 사람의 모든 판단이 옳다는 것을 증명하지는 않습니다.

좋은 결과에는 노력만 있는 것도 아닙니다. 시대와 환경이 있고, 만난 사람이 있고, 예상하지 못한 기회도 있습니다. 실패 역시 한 사람의 부족함만으로 설명할 수 없습니다.

그런데 우리는 결과를 보면 복잡했던 과정을 쉽게 잊습니다.

성공한 사람에게는 “그럴 만한 이유가 있었다”고 생각하고, 실패한 사람에게는 “뭔가 잘못했겠지”라고 생각하기 쉽습니다.

그 순간 성과는 삶의 결과를 넘어 사람을 평가하는 기준이 됩니다.

더 아픈 것은 실패한 사람의 말이 가벼워지는 순간이다

22155

성공한 사람의 말에 귀를 기울이는 것보다 더 생각해 볼 것은 따로 있습니다.

우리는 실패한 사람의 말을 얼마나 듣고 있을까요.

사업에 실패한 사람. 시험에 떨어진 사람. 직장에서 밀려난 사람. 원하는 만큼 이루지 못한 사람.

그들의 말에는 경험이 없는 걸까요.

오히려 실패를 지나온 사람만 볼 수 있는 것도 있습니다.

계획대로 되지 않는 삶이 있다는 것. 열심히 해도 결과가 따라오지 않을 때가 있다는 것. 사람에게는 능력만큼이나 도움이 필요한 순간이 있다는 것.

하지만 세상은 성공의 이야기에는 마이크를 가까이 가져가고, 실패의 이야기에는 쉽게 관심을 잃습니다.

어쩌면 우리가 성공한 사람의 말을 좋아하는 이유도 여기 있을지 모릅니다.

그들의 이야기를 들으면 세상이 조금 더 통제 가능한 것처럼 느껴지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하면 성공할 수 있다.”

그 말에는 희망도 있지만 안도감도 있습니다.

그 사람처럼 하면 나도 원하는 곳에 갈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입니다.

반대로 실패한 사람의 이야기는 불편합니다. 최선을 다해도 원하는 결과를 얻지 못할 수 있다는 사실을 보여주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성공의 공식에는 마음을 열고, 실패의 이야기는 빨리 지나치고 싶은지도 모릅니다.

하나님은 결과를 보고 사람에게 무게를 주지 않는다

22157

성경을 읽다 보면 세상이 사람을 바라보는 방식과 전혀 다른 장면을 자주 만나게 됩니다.

예수님 곁에 모였던 사람들 가운데 당시 사회가 성공했다고 평가할 만한 사람만 있었던 것은 아닙니다.

사람들에게 외면받던 이가 있었고, 실패한 사람이 있었고, 이름조차 남지 않은 사람도 있었습니다.

그런데 예수님은 그들에게 먼저 묻지 않으셨습니다.

“무엇을 이루었느냐.”

사람들이 그 사람에게 붙인 평가보다 먼저 한 사람을 보셨습니다.

우리는 흔히 사람의 성과를 보고 그 사람의 가치까지 판단합니다.

하지만 하나님의 시선에서는 순서가 다릅니다.

잘해서 가치 있는 사람이 되는 것이 아닙니다. 성공해서 귀한 사람이 되는 것도 아닙니다.

한 사람은 이미 하나님 앞에서 바라볼 가치가 있는 존재입니다.

이 시선을 잃으면 성공한 사람에게는 필요 이상의 권위를 주고, 실패한 사람의 목소리는 필요 이상으로 작게 만듭니다.

그리고 결국 나 자신에게도 같은 기준을 적용하게 됩니다.

잘되고 있을 때는 내가 괜찮은 사람처럼 느껴지고, 실패하면 내 존재까지 흔들립니다.

성과를 사람의 가치와 연결하는 기준은 다른 사람만 힘들게 하지 않습니다.

언젠가는 반드시 우리 자신을 향합니다.

성공한 사람의 말에서 배우지 말자는 것이 아닙니다.

배울 것은 배워야 합니다.

다만 그 사람이 가진 성과와 그 사람이 하는 말의 진실을 구분할 수 있어야 합니다.

그리고 아직 아무것도 증명하지 못한 사람의 말에도 귀를 기울일 수 있어야 합니다.

세상이 누군가의 명함과 숫자를 먼저 볼 때, 하나님의 시선은 한 사람을 먼저 봅니다.

어쩌면 우리가 다시 배워야 할 것도 이것인지 모릅니다.

말의 무게를 결정하는 것은 그 사람이 얼마나 높이 올라갔는지가 아니라, 그 말 안에 얼마나 진실이 담겨 있는가라는 것.​